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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코트라이트: 5·18 푸른 눈의 증인

로빈 모이어 사진, 최용주 옮김, 한림출판사, 2020. 5. 1.


  (  문수현   2020년 05월 12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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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제공 책표지

할머니는 내 팔을 꽉 잡더니 나를 뚫어지게 쳐다봤다. “우리는 여기를 알릴 방법이 없어. 자네는 봤지? 자네가 본 것을 다른 나라 사람에게 꼭 알려주게.” 할머니는 주변을 한 번 둘러보더니 다시 단호한 표정으로 나를 응시했다. 나는 그 자리에서 꼼짝 할 수가 없었다. 그 순간부터 나는 ‘증인’이 되어야 했고, 그 할머니는 피할 수 없는 큰 과제를 내게 주었다. 나는 그 할머니가 주었던 과제를 하지 못했고 40년이 지난 이제야 다시 마주하게 된 것이다. 너무 늦지 않았기를 바란다. (프롤로그에서)

미국 평화봉사단의 젊은 자원봉사자 폴 코트라이트(Paul Courtright)는 1980년 한국의 시골에서 나병환자를 돕고 있었다. 건강 검진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그는 ‘광주학살’ 사태의 한가운데 놓이게 됐다. 평화봉사단 정책과 좌절 사이에서 그는 행동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광주를 탈출해 미 대사관으로 갔고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이야기했다. 『5·18 푸른 눈의 증인』은 그의 목격 당시의 메모를 기반으로 한다. 이 회고록은 광주항쟁이 아주 짧은 시간에 젊은이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에 대한 강렬한 이야기다.

저자 폴 코트라이트는 광주민주항쟁 기간 동안 목격한 내용을 끊임없이 기록했다. 당시 그 경험을 감당해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그 기록은 엄청난 양의 메모가 되었고 기억을 모두 쏟아내 겨우 살아갈 수 있게 되자 그는 메모와 기억을 한켠에 미뤄둔 채 삶을 지속했다. 목격자로 그 자리에 존재해야 했던 그의 마음속에 짐으로 남아있던 기억과 메모는 40년이 지난 후에야 절제된 언어로 세상에 나왔다.

그의 메모는 1980년 5월 14일 ‘서울의 데모’로부터 시작돼 5월 26일까지 13일간 서울, 광주·전남(5월16일~25일), 서울로 옮겨간 데 따라 이어진다.

책 속의 사진은 1980년 타임지 사진 기자로 한국에 있다가 광주로 내려간 로빈 모이어(Robin Moyer)의 것들이다. 전량 광주항쟁 관련 미공개 본이다. 번역자 최용주 박사는 5·18 당시 전남대 총학생회 학술부장이었다. 국방부 5·18민주화운동 특별조사위원회 조사관을 역임하고, 지금은 5·18기념재단에서 연구위원으로 있다.


▲ 영어판 표지

이 책은 영어판 『Witnessing Gwangju: A Memoir』(Kodansha Europe Head Office, 2020.5.7.)가 한국어 번역본과 동시에 발간됐다.

한편, 5·18에 대한 외국인의 기록으로는 한국기자협회와 무등일보 등이 함께 엮은 『5·18 특파원리포트』(풀빛, 1997)가 있다. 또 『사마리아』, 『고지전』 등을 만든 장훈 감독의 영화 『택시운전사』(2017)는 5·18의 진상을 세계에 알린 독일인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와 택시운전사 김사복에 관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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