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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철: 5·18 광주 커뮤니타스

‘변혁의 리미널리티와 해방의 커뮤니타스’...사람의무늬, 2020.5.18


  (  문수현   2020년 05월 06일   )

『한국의 개신교도와 반공주의』(2007)로 유명한 종교사회학자 강인철 교수가 1980년 광주민중항쟁 40주년을 맞아 『5·18 광주 커뮤니타스 - 항쟁, 공동체 그리고 사회드라마』(사람의무늬, 2020. 5. 18)를 출간했다.

저자는 기존에 실행되지 않았던 연구방법을 사용해 5·18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통찰들을 도출해낸다. 광주항쟁 참여자들의 주관적 과정에 주목함으로써 그날의 운동 전체를 새롭게 이해하려는 시도다.

강 교수의 논지는 5·18민중항쟁 28주년 기념 학술 심포지엄(2018.9.28.) ‘5.18과 사회 변혁’에서 발표한 「변혁의 리미널리티와 해방의 커뮤니타스: 광주항쟁에 대한 새로운 접근」(『신학전망』, 205집, 2019)에서 알 수 있다.

강 교수는 사회인류학자 방주네프가 통과 의례의 한 단계로 제시하고 빅터 터너가 발전시킨 리미널리티(liminality; 경계/전이/잠재적 상황) 및 커뮤니타스(communitas; 사회적 상호관계) 개념을 활용해 1980년 광주항쟁을 분석한다.

터너에 의하면 리미널리티는 ‘사회적 행위의 정상적인 양식에서 벗어난 시간과 장소’다. 강 교수는 광주항쟁이 ‘변혁의 리미널리티’의 가장 생생한 사례라고 주장한다.

한편 터너에 따르면 커뮤니타스는 통상 특정한 유형의 ‘사회관계’를 가리킨다. 강 교수는 커뮤니타스의 특징을 다음 여섯 가지로 압축한다. ①평등성과 겸손함 ②우애, 연대성, 인류애 ③인격적, 직접적, 전인적 만남 ④에고의 상실과 이타성 ⑤집단적 기쁨 그리고 자유·해방·성스러움·신비체험을 포함하는 고양된 감정들 ⑥행위와 인식의 융합.


▲출판사 제공 책표지

이런 입장에서 강 교수는, 기존의 5·18 연구들 가운데 광주의 공동체를 ‘코뮌’ 또는 ‘코뮌주의’ 개념으로 설명하려는 시도에 대해서 “공동체론은 항쟁에 참여한 이들 간의 평등주의적이고 전인적인 상호 작용을 파악하는 데는 유용하다”고 그 의의를 인정하면서도 “공동체 개념으로는 일상 초월성이나 변혁성, 비판적 성찰성, 의례적 성격, 인식-행위의 융합과 같은 커뮤니타스의 다양하고도 복합적인 양상 특징들을 제대로 다루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강 교수는 그러면서 “리미널리티와 커뮤니타스 개념은 광주항쟁의 일상 초월적, 변혁적인, 의례적 측면들을 보다 섬세하게 포착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강조한다.

강 교수에 따르면 광주 커뮤니타스는 무엇보다 ‘해방의 커뮤니타스’였다. 더 구체적으로 광주 커뮤니타스는 1980년 5월 18일부터 21일까지는 ‘항쟁의 커뮤니타스’ 와 ‘재난의 커뮤니타스’ 측면이 지배적이었고, 5월 22일부터 27일까지는 (항쟁-재난의 커뮤니타스가 지속되는 가운데) ‘자치의 커뮤니타스’와 ‘의례-연극의 커뮤니타스’가 새롭게 등장했다. 항쟁의 최후 단계에서는 임박한 죽음을 예견하는 ‘재난의 커뮤니타스’가 재차 출현했다.

저자는 광주 커뮤니타스가 의례(장례) 공동체이자 추모 공동체였다는 점, 억울하고 황망하게 죽음을 당한 동료 시민들에 대한 슬픔의 공동체(애도 공동체)이자 의로운 분노의 공동체였다는 점 그리고 항쟁에서 죽음·시신·장례·묵념 등이 갖는 중요성 등이 기존 연구들에서 제대로 주목받지 못했다고 강조한다.

한편 강 교수는 ‘광주 커뮤니타스 이후’, 곧 광주의 ‘실존적 커뮤니타스’를 ‘이데올로기적 커뮤니타스’와 ‘규범적 커뮤니타스’로 계승하는 과업을 제기한다. 전자는 이른바 ‘광주 정신’을 창조적으로 형성하고 구체화하는 과업으로, 후자는 한국과 인류 사회를 더 평등주의적이고 인간주의적인 방향으로 진보시키려는 과업으로 압축된다.

강인철 교수는 친미반공주의의 핵심 세력이 해방 직후에 탈북한 중·상층 개신교도임을 밝힌 『한국의 개신교도와 반공주의: 보수적 개신교의 정치적 행동주의 탐구』(중심, 2007)의 저자이기도 하다.


▲출판사 제공 카드리뷰. 사진=나정택(5·18기념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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